Bonanza Coffee People


보난자커피가 추구하는 삶의 태도로 살아가는 커피 애호가들

더 나은 커피 한 잔을 향한 여정 #2 - 베를린 & 서울


Anastasia, 보난자커피 베를린 바리스타

더 나은 커피 한 잔을 향한 여정 #2 - 베를린 & 서울





2006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한 보난자커피는
2022년, '보난자커피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아시아에 발을 디뎠습니다.

커피를 향한 열정어린 마음은 같지만 각국의 커피 역사나 문화, 산업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었는데요. 지난여름에는 보난자커피 베를린 카페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Anastasia'가 보난자커피 군자 카페에서 일주일간 머무르며 커피를 내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베를린과 서울, 비슷한 듯 다른 두 도시 속 보난자커피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웠어요."
Anastasia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을 공유합니다.

- Anastasia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예요? 

커피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이자 다채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커피나무, 같은 생두에서 나온 커피라도 가공법이나 브루잉 방법 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니까요. 이런 커피 문화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이 보난자커피에 모이죠.

- 공감해요. 삶을 누리는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기분이랄까요. 
베를린에서는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문화가 자연스럽죠. 평소 어떤 방법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나요? 

집중할 에너지가 충분할 때는 하리오V60 드리퍼를 사용해 브루잉하고, 조금 피곤하거나 바쁠 때는 보난자커피 카페에 출근해서 필터 커피를 마셔요. 매일 같은 자리에서요. V60 브루잉(필터 커피)을 좋아하는 이유는, 브루잉 도구와 재료를 준비하고 내리기까지 온전히 커피 내리는 데에만 집중하기 때문이에요. 일종의 리추얼이죠. 


보난자커피 베를린 카페, 출근하고 나면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필터 커피를 마신다.


- 원두마다 지닌 고유한 맛을 가장 잘 담아내는 필터 커피를 주로 마시는군요. 필터 커피로 마실 때, 어떤 원두 종류를 좋아하나요?

원두를 가공하는 방식으로 나눠서 말해보자면,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한 커피가 개성이 느껴져 좋아요. 집에서 매일 내려 마실 땐 깔끔한 워시드(Washed)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요.



보난자커피 군자점에서 필터 커피를 내리는 Anastasia

- 보난자커피 베를린 카페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보난자커피 서울 카페에 처음 왔을 때 어땠나요? 

베를린과 서울, 비슷한 듯 다른 두 도시 속 보난자커피의 모습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웠어요. 군자점과 명동점 모두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난자커피가 추구하는 분위기를 잘 구현해냈더라고요.

보난자커피 군자점에 처음 왔을 때, 공간이 커서 놀랐어요. 유럽 카페들은 아늑하고 작은 편이거든요. 2층까지 좌석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더라고요.(웃음) 혼자서 책을 읽거나 업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여럿이 방문해 이야기 나누는 등 각자 원하는 일을 하면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봤어요. ‘보난자커피 코리아는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을 한데 모아주고, 모두를 위한 공간(space for everyone)을 마련했구나’ 싶었죠.


보난자커피 군자 1/2F

- 그렇다면 베를린과 서울, 두 도시의 커피 문화에도 차이점이 있을까요?

제가 느끼기에 가장 큰 차이는 선호하는 메뉴가 아닐까 싶어요. 독일인들은 플랫 화이트처럼 우유를 넣은 뜨거운 커피를 즐기는 반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아이스 음료더라고요.(웃음) 그리고 독일은 커피와 디저트를 곁들여 먹지만, 단 맛이 가미된 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는 편인데 한국은 설탕을 넣은 달콤한 음료 종류가 다양해요.

- 맞아요. 한국에서는 커피를 디저트 개념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달면 안 돼요.(웃음) ‘서울라떼’가 바로 이런 입맛에 맞춰 개발한 음료인데, 마셔봤나요? 

서울라떼를 개발할 때 한국인들의 취향을 반영했고,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고 들었어요. 본격적으로 일하기 전에 보난자커피 코리아의 모든 메뉴를 전부 마셔봤는데, 서울라떼 아주 맛있던데요! 


보난자커피 시그니처 메뉴 서울라떼.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단맛, 부드러운 우유가 첨가된 커피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만들었다.

- 마셔본 음료 중 어떤 커피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이번에도 필터 커피요.(웃음) 싱글 오리진 필터 커피를 아이스로 마셨는데, 정말 맛있어서 감명받았어요. 보난자 블렌드로 내린 에스프레소도 맛있었고요.


-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어드리는 방식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도 조금 다르죠? 

베를린에서는 카페에서 주문을 할 때 손님과 스몰 토크를 즐기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음료 주문만 간략히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다들 수줍음이 많은가?’ 생각했어요.(웃음) 군자점에서 키오스크나 진동벨로 서비스하는 방식을 보고 바리스타와 고객들의 편의를 중요시한다고 여겼고요. 매장 규모가 크고 2층이니까요. 문화와 환경에 따라 소통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아, 궁금한 점이 있어요. 보난자커피 베를린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원두를 다루는 반면, 한국은 드립백 같이 가공된 상품군이 많더라고요. 이유가 있나요?

- 베를린에 비해, 한국은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거든요. 집에서 필터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도 아직 많지 않고요. 그래서 보다 익숙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시해요. 단계 별로 접근하는 거죠. 

그렇군요. 각 도시마다 취향이나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베를린과 서울 모두 커피에 대해 정말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요. 보난자커피 코리아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펼쳐갈지 기대되네요.




Credit
Interview | 조혜빈
Photo | 최지원, 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