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주하는 한 잔 속에 담긴 다채로운 장면.
슐튀르 미디어와 보난자커피가
엮어낸 비주얼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커피가 선사하는 풍요로운 순간과 함께
무뎌진 일상의 감각을 일깨워 보세요.
매일 마주하는 한 잔 속에 담긴 다채로운 장면.
슐튀르 미디어와 보난자커피가
엮어낸 비주얼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커피가 선사하는 풍요로운 순간과 함께
무뎌진 일상의 감각을 일깨워 보세요.
매일 마주하는 한 잔 속에 담긴 다채로운 장면.
긴 글 읽는 사회를 꿈꾸는 텍스트 기반의 채널 슐튀르 미디어와
함께 엮어낸 비주얼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커피가 선사하는 풍요로운 순간과 함께 무뎌진 일상의 감각을 일깨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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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ure | 촉각
광화문의 언론사 건물들 사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누런색 빌딩엔 지하로 향하는 좁은 문이 있다. 문을 열면 오래되고 비좁은 복도가 보이는데, 그 비좁은 복도의 끝엔 좌석 몇 개 없는 작은 카페가 있다. 광화문 직장인들이 오기 전에 서둘러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자리가 없으니까.
“플랫 화이트… 아이스로 주세요.”
7월의 카페 안은 에어컨의 냉기로 가득했지만, 난 좀 더 극단적인 냉기가 필요했다. 아이스 플랫 화이트가 책상 위에 놓였을 때, 바로 입을 가져다 대고 마셔버리고 싶었지만, 나는 우선 손으로 유리컵 전부를 감쌌다.
여름이나 겨울같이 극단적인 계절만 되면 난 물건의 온도에 의지한다. 겨울엔 오뎅국물 담긴 종이컵의 얄팍한 따뜻함, 여름엔 아이스 커피가 담긴 글라스의 일시적 냉기에. 나는 마음속으로 ‘유리컵 당신의 차가운 심장을 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듯 감쌌다. 냉기는 온 손바닥 손금 사이로 흘렀고, 온 말초 신경들을 마비시켰다. 감각할 수 있는 차가움의 끝이었다.
나는 솜털처럼 플랫하게 깔린 크리미한 하얀색 우유폼과 그 밑의 에스프레소를 부수고 싶지 않았다. 섞는 건 입안에서 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스푼을 쓰지 않고 한 번에 마셨다. 하지만 정갈한 플랫 화이트를 망가뜨리지 않고 마시기란 쉽지 않다.
모세가 가른 홍해처럼 층이 완벽하게 나뉜 플랫 화이트는 단 한 입 만에 무너졌다. 이미 망가져버린 플랫 화이트를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 잔 바닥엔 커피가루들이 느린 분자운동을 하고 있었다. 빨대로 그것들을 한꺼번에 빨아들였다. 미뢰에 느껴지는 감촉들. 커피가루들까지 온통 맛보고 아무것도 없는 커피 바닥을 마주해야 한 잔을 제대로 마신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잔을 끝내니, 노트북엔 회사 선배의 카톡이 와있었다. 맞다, 오늘 재택근무였다.
“저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더 주세요.”
- 이정욱 -